2008년 12월 6일 토요일

12-07-일 (1)

통화정책中 공개시장조작정책
김의경
조회수 767 등록일 2008/11/24 21:34
중앙은행(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의 제1의 존재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물가안정입니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돈줄을 잡고 잘 관리해야 하죠. 그래서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에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 겁니다.

앞의 칼럼[396. 돈이 돈을 만드는 승수효과 (통화정책中 지급준비정책)]에서도 일부 언급했듯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는 ‘지급준비정책’과 ‘공개시장조작정책’ 그리고 ‘중앙은행 대출정책(재할인정책)’ 이렇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죠.

이번에는 공개시장조작정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개시장이란 ‘open market’을 말하는데요. 이는 단기금융시장이나 채권시장과 같이 누구나 공개적으로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하죠.

중앙은행이 이러한 공개시장에서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국공채 등의 유가증권을 사고 팔아서 통화나 금리를 조절하고 유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공개시장조작정책’입니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예금을 운용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하여 보유하게 됩니다. 따라서 시장에 자금이 부족할 때 중앙은행이 이러한 채권을 매입해주면 새로운 자금이 금융기관에 풀리는 효과가 생기는 거죠.

반대로, 시장에 자금이 남아돌 때는 중앙은행이 매입해놓았던 채권을 금융기관에 다시 팔면 그만큼 자금이 중앙은행으로 빨려 들어가므로 시장의 자금을 줄일 수가 있는 것이죠.

참고로, 통화정책을 설명할 때는 ‘시장=시중=금융기관’을 항상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됩니다. 물론, 그 반대편에는 ‘중앙은행’이 있지요. 그리고 ‘유동성=통화량=자금=돈’도 같은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 정책은 1830년대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에서 콘솔(Consol)공채를 매각한 것에서 그 유래를 찾고 있는데요. 당시 영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무역흑자로 시중에 여유자금이 넘쳐나고 있었죠. 돈이 남아돌면 돈 값이 똥값이 되어 자연스레 물가상승의 압박에 시달리게 되죠. 따라서 영란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콘솔공채를 매각해서 은행의 남아도는 유동성 자금을 흡수하였던 것이죠.

공개시장조작정책의 장점으로는

1) 필요한 규모만큼 채권매매를 하면 되기 때문에 자금조절 규모가 아무리 작더라도 섬세하게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고요.

2) 또한 금융기관들과 다이렉트로 채권을 사고 팔아서 조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능동적이고 직접적으로 시중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답니다.

3) 게다가 타 정책에 비해 신속합니다. 지급준비정책의 경우 지준율을 변경하기 위해 상당한 행정적 절차가 뒤따라야 하지만 공개시장조작정책은 매매를 통해서 조절하는 것이므로 매매거래 절차만 수행하면 되기 때문이죠.

대상 유가증권으로는

1) 우선, 국채, 정부보증채, 토지개발채권의 증권단순매매가 있습니다. 주로 장기자금조절에 사용됩니다.

2) 다음으로, 국채, 정부보증채, 토지개발채권, 통화안정증권을 환매조건부증권(RP)로 만들어 거래하는 RP매매가 있습니다. 주로 단기자금조절에 사용되죠. 국공채의 경우 만기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를 대상으로 15일, 3일 등 짧은 기간이 지나면 다시 환매하겠다는 조건(RP)을 붙여서 단기로 자금을 조절하기 용이하도록 만든 것이죠.


구체적인 매매방식으로는

주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매를 한답니다. 우선 중앙은행이 내정가격(내정금리)을 미리 정합니다.

1) RP매각시, 각 금융기관이 응찰가격을 써내면 가장 높은 가격부터 내정가격 이상까지를 잘라서 낙찰금융기관을 선정하죠. (중앙은행입장에서는 내정가격 아래로는 RP를 팔지 않겠다는 거죠.) 그런 후 낙찰자가 제시했던 가격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합니다.

2) RP매입시, 각 금융기관이 응찰가격을 써내면 가장 낮은 가격부터 내정가격 이하까지 잘라서 낙찰금융기관을 선정하죠. (중앙은행입장에서는 내정가격 이상으로는 RP를 사지 않겠다는 거죠) 그런 후 낙찰자 각자가 써낸 가격으로 매입을 해줍니다.

[참고] 콘솔공채 : 1752년부터 영국정부가 전쟁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발행한 공채(公債)를 말합니다.



다음 폭풍은 자산 인플레이션?!
김의경
조회수 1,318 등록일 2008/11/29 15:27
“미국, 8000억 달러 추가 자금지원!!!”
“중국, 사상최대 금리인하 단행!!!”

전세계가 미친 듯이 자금을 퍼붓고 경쟁이라도 하듯이 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경제의 피와도 같은 ‘돈’이 제대로 돌지 않을 경우 가장 강력한 처방이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돈 쓰는 사람이 부담이 없이 돈을 쓰게 만들어야 돈이 제대로 돌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은 꿈쩍도 않는 듯 합니다. 시중의 돈은 씨가 말라가고 있는 듯 합니다. 반대로 MMF 등 단기금융상품에 자금이 무려 84조4,500억원(2008.11.19일자 기준)이나 몰려 있다고 합니다. MMF가 뭐겠습니까?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몰리는 임시대기소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돈을 가진 기업이나 사람들은 미래가 불안하여 돈을 마냥 쥐고 있습니다.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서는 돈 가뭄으로 허덕이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 정부도 금리를 인하하고 정책자금을 풀어 총통화량을 올리는데 전력을 투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물론,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모두가…)는 미각감퇴증에 걸려 아무리 소금을 들이다 부어도 짠 맛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돈 돌아가는 맛을 하나도 느낄 수 없는 지경입니다.

모름지기, 돈이 얼마나 잘 돌아가느냐를 나타내는 게 ‘유동성’입니다.

요즘 항간에서 말하기를, 이 유동성은 총통화량과 심리적요인에 좌우된다고 합니다.
즉, [유동성 = 총통화량 × 심리적요인] 라는 공식을 쓸 수 있다는 것이죠.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최근의 유동성 위기가 이다지도 심각한 것은 총통화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심리적요인이 급격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과거 ‘1’이었던 심리적요인이 ‘0.5’나 ‘0.2’로 줄었다는 것입니다.

곱셈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이게 뭘 의미하는 지 아실 겁니다.

총통화량을 100에서 200으로 늘려봤자 정작 곱하는 숫자가 ‘1’에서 0.5나 0.2가 되면 오히려 그 값인 유동성은 줄어듭니다. 즉, 돈이 제대로 안 돈다는 거죠.

그런데 심리적요인은 언젠가는 ‘1’이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때가 내년 상반기가 될지 1~2년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경기가 순환하고 주가가 등락을 하듯,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심리적요인도 다시금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엄청난 재앙(또는 사람에 따라서는 기회)이 찾아올 것입니다.

총통화량은 이미 엄청 늘려놨는데, 곱하기 값인 심리적요인이 ‘2’나 ‘4’가 되어보십시오. 유동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시장에 돈이 차고 넘치게 된다는 것이죠.

시장에 돈이 차고 넘치면 자산가격은 급상승을 합니다. 어마어마한 메가톤급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죠.

로마가 망한 직접적 원인이 게르만족의 이동보다는 당시의 엄청난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위정자들이 자신의 치적을 세우기 위해 엄청난 화폐를 찍어 댔던 거죠.

독일도 1차대전 후 전후배상금을 충당하느라 찍어냈던 엄청난 화폐가 결국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돌변해 2차대전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요즘은 모두들 주가하락, 부동산가격하락 등 자산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만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 혼돈의 시기가 지나면 그 동안 풀어 재낀 엄청난 양의 자금 덕분(?)에 엄청난 인플레이션 시기가 도래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게 재앙이 될지 아니면 기회가 될지는 지금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건투를 빕니다.



돈이 돈을 만드는 승수효과 (통화정책中 지급준비정책)
김의경
조회수 2,725 등록일 2008/11/20 15:05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아 이를 여러 형태의 자산으로 운용해서 그 마진을 먹는 장사를 하는 곳입니다.

여러 형태의 자산 중에는 산업시설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장기채권투자 등 한번 돈이 나가면 회수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고객들이 찾아와 예금인출을 요구했을 때 여기에 응할 수 있는 돈을 얼마만큼은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돈을 준비해 놓지 않는다면 갑작스런 예금인출에 은행은 당황하게 되고 따라서 시중에서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돈을 빌려야 할 처지가 되겠죠. 이렇게 되면 예금자들도 불안해 할 것이고 금리도 급격히 뛰게 되어 이래 저래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들이 준비해두어야 할 일정금액의 돈을 중앙은행에서 강제적으로 맡아두도록 하는 제도가 생겨났는데 이를 바로 ‘지급준비제도’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예금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지급준비율)의 돈(지급준비금)을 강제적으로 맡아두었다가 필요한 경우 이를 다시 내어 주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죠.

이 제도는 1863년 제정된 미국 국법은행법(National Bank Act)에서 그 효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던 중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변경하여 본원통화(수표나 어음등이 아니라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진짜 Cash를 말합니다)를 조절해서 시중의 전체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즉, 지준율을 높이면 은행들은 더 많은 돈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되므로 시중에 돈은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지준율을 낮추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되니까 시중의 돈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특히나 이러한 본원통화의 조절은 ‘승수효과’까지 더해져 전체통화량 조절에 더욱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앙은행의 유동성조절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승수(乘數)효과란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공급하면 통화는 승수(money multiplier)배만큼 늘어난다는 이론입니다. 이는 은행의 신용창출능력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100만원의 본원통화를 공급하면 은행은 이중 10만원(지준율이 10%라고 가정)을 지준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나머지 90만원은 대출을 하게 됩니다. 그럼 대출받은 사람은 이를 다시 은행에 예치하게 되고 은행은 다시 이 중에서 9만원을 지준으로 예치하고 나머지 81만원을 대출을 하게 되는 거죠. 이는 다시 은행의 예금으로 들어오게 되며 또 다시 지준으로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이 대출이 되는 거죠. 이러한 무한정한 반복을 통해 결국 통화는 1,000만원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이때 승수는 10입니다.

이를 간단한 계산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화량(M) = 통화승수(m) × 본원통화(MB)
이때, 통화승수(m) = 1/지준율(r)

물론, 지준 외의 돈을 모두 대출해 주고 이것을 대출받은 사람은 그 금액을 모두 예금한다는 것은 가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출받은 사람이 그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된다면 그만큼 통화량은 줄어들게 되겠죠. 하지만 큰 맥락에서 이 이론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급준비제도는 승수효과 때문에 지준율을 조금만 변화시키더라도 금융시장에 너무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지준율을 바꾸기가 제도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유동성 조절수단으로 ‘공개시장조작정책’이 더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다음 번엔 ‘공개시장조작정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댓글 없음: